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봄은 -신동엽-
작성자 김영서 등록일 2019.06.21

봄은


              신동엽


봄은 

남해에서도 북녘에서도

오지 않는다.


너그럽고

빛나는

봄의 그 눈짓은,

제주에서 두만까지

우리가 디딘

아름다운 논밭에서 움튼다


겨울은,

바다와 대륙 밖에서

그 매서운 눈보라 몰고 왔지만

이제 올

너그러운 봄은, 삼천리 마을마다

우리들 가슴 속에서

움트리라.


움터서,

강산을 덮는 그 미움의 쇠붙이들

눈 녹이듯 흐물흐물

녹여 버리겠지.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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